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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CSJ

과학과 신학의 상보적 사역

전통적으로 과학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이 점진적으로 진화된 학문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과학철학과 과학사 연구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핸슨(N. R. Hanson)은 과학자들이 관찰하는 자료들이 이론 의존적이라고 밝히고 이론의 틀 안에서 자료들이 얻어진다고 말한다.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는 관찰은 객관적이지 않고 관찰자의 개인적 요소가 함유되는 개인적인 지식이라고 비판하였다. 토마스 쿤(Thomas Kuhn)은 과학사 연구를 통해 과학지식의 점진적 발전으로 과학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통해 혁명적으로 과학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패러다임은 과학자 사회에서 공유하고 있는 전제, 신념, 가치, 개념, 사고체계, 해석 모델로 이루어진 큰 틀인데 패러다임이 시프트 되는 현상은 마치 종교적 개종과 같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이 과학은 합리적, 객관적 과정을 추구하지만 완전하지 못하고 과학자의 가치관, 신념, 신앙, 해석적 선입관 등의 비과학적 요소가 포함된다. 과학은 감정과 신비가 배제된 지성만의 산물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지성, 감성, 영성이 반영된 전일성(wholeness)을 가지고 있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이 필요한 미시세계의 대상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갖게 되어 상보성의 원리를 따른다. 상보성이 나타나는 원자의 핵과 전자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실세계 에서 적용되는 뉴튼 역학은 사용될 수 없고 양자역학이 도입되어야 한다. 원자의 핵을 돌고 있는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확률적으로만 기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불확정성의 원리(uncertainty principle)라고 한다. 뉴튼 역학이 사용되는 실세계의 물체는 최소 단위로 분해되어 환원될 수 있지만 양자 역학이 필요한 미시세계에서는 관찰자가 입자를 정확하게 관찰할 수 없고 입자들은 객관적으로 분리되지 않고 상호작용한다. 그래서 환원성이 결여되어 물질의 최소단위로 환원되지 않는다. 이를 신과학자 카프라(Fritjof Capra)는 마치 분해할 수 없는 상호관계의 그물이 형성된다고 묘사한다.[1] 카프라는 과학과 종교가 연결되는 접촉점을 상보성에서 보고 과학자에게 과학적 지식과 신비적 직관을 상보적으로 사용할 것을 주문한다. 합리적, 객관적으로 대표되는 과학적 세계관이 전일적이며 생태적인 세계관으로 거듭나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양자역학의 상보성 개념은 종교와 과학 혹은 신학과 자연과학의 상보적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상보성의 개념을 통해 이원론적 사고가 전일적(holistic) 사고로 바뀐다. 물질과 정신, 육신과 영혼의 이원론적 사고의 바탕 위에서는 창조성이 제한된다. 두 영역을 다루는 신학과 과학은 상보성을 기반으로 서로 대화하여 전일성을 발견해야 한다. 전일성 주장은 신과학이나 뉴에이지 운동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최근에 생태학적 신학이 대두되면서 과학과 영성, 논리와 감성, 남자와 여자, 인류와 자연을 전일적으로 사고하는 전일론(holism) 이 확산되고 있다.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 속에 존재하는 공리와 원리, 법칙을 과학이 연구하여 발견한다. 인간의 구원과 하나님의 나라를 신학이 연구한다. 과학은 인간의 지성으로 완성되어 가는 불완전한 지식으로 창조주의 창조목적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학과 상보적으로 만나야 한다. 과학과 신학의 상보적 전일성 주장은 바로 하나님의 창조목적과 운행원리를 깨닫는데 있다.

과학에서 인간은 물질에서 진화된 고등생물이지만, 신학에서 인간은 흙으로 지음 받아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 받은 육신과 영혼을 지닌 존재이다. 과학은 하나님을 배제하고 만들어진 학문이지만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그 안에 있는 질서를 이해하여 원리와 법칙을 만들고 응용한다. 또 과학에서는 무에서 유로 창조되는 사실은 배제된다. 창조는 자연의 원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 창조가 있은 후에 자연의 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학에서는 무에서 유가 창조되어 이 세계가 된다. 과학은 지식이 누적되어 귀납법적으로 진리가 되지만 신학에서 진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계시의 말씀으로 연역적이다. 과학기술이 창조주 하나님을 배제하고 인간의 행복과 복지, 부와 명예를 위해 연구되고 과학기술 문화를 만들어 가는 미래는 위험사회가 된다. 과학기술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상보적 사역이 확산될 때 과학과 신학의 진보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여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하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공동체로 초대하는 사역을 감당하여 생명의 물가로 잃은 양을 인도하는 목자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1] Fritjof Capra, The Tao of Physics, 이성범,김용정 역,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서울:범양사, 1989)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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