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이라는 단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지금은 분명 영성의 시대, 성령의 시대이다.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을 경험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닮는 삶을 통해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다. 기독교 영성은 성령의 능력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취되는 전인적 삶이 생태적 환경에서 형성되도록 한다. 영성화는 생명의 탄생, 보존, 성숙, 확산, 소멸과 부활에 이어 영생으로 이어지는 생명의 단계 속에서 성도에게 요구되는 사고와 성품과 인격의 변화이다. 생명은 물질적이면서 동시에 영적이다. 생명은 영과 육을 구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은 생태계에서 실존하기 때문에 환경에 의존하고 지배를 받는다. 그래서 생명의 영성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국소적이고 지역적이면서 또 국가적이고 세계적이며 우주적인 관점이 통전적으로 녹아 있어야 한다. 영성화는 인격과 환경 및 생명에 대한 것이기에 모든 우주 역사에 관여한다. 그래서 샤르탱(Pierre Teihard de Chardin)은 우주 역사의 총체적 전개를 영성화의 과정으로 보았다.[1] 창조와 종말을 영성화의 과정으로 보면 구원의 여정이 보인다. 영성화는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받은 인간이 창조영성을 회복하여 ‘지정의영’이 갖춰진 인간 다움의 길을 찾게 하고 타자에게 거룩한 영향력을 끼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과정이다. 영성화는 빛과 같이 직선적으로 미래를 향해 간다.
과학과 종교도 미래를 향해 있다. 그리고 과학과 종교는 생명과 행복을 추구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는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 나노과학, 생명공학 등과 같은 과학기술이 이끄는 세상이다. 다보스 포럼의 창립자인 슈밥(Klaus Schwab)은 제4차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인간이 중심되게 하는 혁신의 시대라고 피력한다.[2] 과학기술은 인간 다움을 성취해 가는 한 축을 이룬다. 슈밥은 또 다른 한 축을 인문학 및 인간학 탐구를 통해 얻어질 것으로서 상황 맥락적 지능(정신), 정서 지능(마음), 영감 지능(영혼), 신체 지능(몸)이라고 밝힌다. 이 네 가지 능력이 바로 생명의 영성이 추구하는 분야이며 영성화를 통해 배양된다.
기독교 영성은 생명의 영성이기 때문에 앎과 삶을 구별하지 않고 과학기술이 범람하는 시대에서 어떻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미래의 불안감에 함몰되지 않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 담대함을 길러준다. 과학기술 문화에 얽매여서 굴복당하여 사는 삶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문화를 개척하고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로 극대화된 생산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현재 인간이 하고 있는 직업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신한다고 해도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명의 영성을 찾고 영성화 되어야 한다. 20세기 과학기술 문화가 번성하면 종교의 세력은 약화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영성과 종교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삶의 기초가 되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현재 향유하고 있는 많은 직업군이 지성과 감성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 경제성이 필요한 현장에 인간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대신한다. 이젠 지성과 감성으로 디자인된 인공지능을 영성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성화된 인간이 필요하다. 미래형 인간은 영성화 업무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받고 훈련받아야 한다. 기독교 영성은 생명의 영성으로 인간 존중, 사랑, 배려, 합력, 윤리, 정의, 공의, 선, 겸손, 온유, 양심, 희생, 헌신 같은 가치를 삶 속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미래 영성은 선형적이고 인과응보적 가치관으로는 형성될 수 없다. 비선형적이고 창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양한 채널로 영성이 함양될 수 있도록 다원화된 영성형성이 필요하다. 원론적이지만 성경을 읽는 습관을 통해 영성화 될 수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성경을 통독하고, 매일 정해진 양을 정독하고, 핵심 구절을 암송하는 영성형성의 실천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창발적인 영성이 발현된다. 성경을 읽음으로 영성화 되고 있으면 우울하고 자신감이 없었던 마음의 병, 분주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정신의 병이 고쳐 지기도 하고, 사고가 깊어지고, 인간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와 관계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미래세대를 영성화하려고 한다면 성경을 같이 읽도록 하자. 문화와 언어가 다른 다음세대가 누릴 미래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함께 읽음으로써 대비한다면 분명히 말씀의 반석 위에 뿌리를 박고 서있는 생명의 영성 세대가 될 것이다.
[1] 하비콕스, 종교의 미래, 28-30
[2] 조상식,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 교육의 과제
Comments